[출판사 일상]인쇄소 감리부터 최종 도서 실물까지의 이야기_화성능행묘도 속 야옹이왕을 찾아라

이 도서는 2024년 3월 7일부터 5월 6일까지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였고, 47명의 후원자를 만났습니다. 펀딩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주세요.

[텀블벅 펀딩 안내] 화성능행묘도 속 야옹이왕을 찾아라_글 그림 이레이다

고양이의 만행 그림책 <화성능행묘도 속 야옹이왕을 찾아라> | 텀블벅 - 크리에이터를 위한 크라

 

화성능행묘도 속 야옹이왕을 찾아라

서울에서 수원화성까지 정조의 8일의 행차를 그린 화성능행도 병풍을 고양이의 만행식으로 재탄생 시켰다! 고양이들이 만든 나라, 조선냥국의 5마리 주인공 야옹이왕, ‘정’, 정 1품 도화원 고양이 ‘도화’, 여유롭고 낭만적인 고양이 ‘한량’, 못말리는 괴도 덕후 ‘괴도냥’, 만나면 복을 주는 ‘복만’을 찾는 숨음 고양이 찾기 그림책! 8폭의 화성능행묘도 속에 숨어있는 5마리 고양이와 5묘의 애장품을 모두 찾고, 보너스 찾기도 즐겨보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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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고양이의 만행

출판일

2024.07.01

이 글은 책을 만들면서의 일상적인 내용을 담았습니다.

01. 파주 인쇄소에서 감리를 보다.

벌써 3번째 책을 쓰고 그렸다. 이레이다 이름을 검색하면 1권의 에세이, 1권의 소설, 1권의 그림책이 뜬다. 하나는 올컬러 무선제본, 또 하나는 흑백 무선제본 나머지는 올컬러 양장제본으로 다양한 형태의 인쇄물을 만들었다. 회화를 전공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확장자가 뭐예요? 하던 때가 있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에 구분도 없었으니 인디자인은 또 누구게요?라고 순수한 질문을 할 수 있었던 시절. 그때가 떠오른다.

대학 졸업 작품 속에도 줄곧 고양이가 나왔다. 인간관계를 고양이들의 신경전으로 표현했고, 눈을 감은 고양이의 미묘한 표정에서 의중을 알 수 없는 타인에 대한 낯선 느낌과 경계심을 나타냈던 그림을 그렸었다. 나는 여전히 눈을 감은 고양이들을 그리고 있고, 그때부터 그린 고양이들은 왠지 모르게 불안한 모습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변해 있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이전에 그렸던 그림들을 블로그에 업로드 예정이다.

그림 작업을 하면서 이건 분명 그림책인데 생각보다 글이 많이 들어가서 놀랬다. 교정교열할 부분이 꽤 있었고, 도서를 만들고 난 후에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할 계획을 세웠다. 펀딩기간을 넉넉하게 잡으면서 교정할 시간도 잡고, 펀딩 굿즈를 만들 시간도 만들었다. 이전에 만든 책들은 약간 급한 마음에 책을 홍보할 시간도 충분히 내지 않고, 서점 판매를 서둘렀었다. 하지만, 빠른 게 꼭 좋지 않다는 걸 배움으로써... 차근차근 천천히 작업을 했다.

인쇄소에 최종 인쇄 파일을 넘기면서도 긴장의 연속이었다. 양장도서는 처음인데, 표지가 내지보다 크고 사방으로 2센티의 여백을 주어야 두꺼운 종이를 감싸는 표지가 된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세네카의 접히는 부분도 딱! 알잘딱깔센하게 맞추지 못한다. 이번 책은 1~2mm의 흰색 여백을 좀 더 늘렸으면 좋았을 텐데 싶었다.

감리를 보는 날이었다. 파주 출판센터에서 살짝 내려오면 일산 인쇄단지가 있다. 파주랑 그리 멀지 않지만, 소규모 인쇄 공장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처음 책을 인쇄하던 때는 인쇄소 사장님이 한 말들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젠 제법 잘 알아듣는다. 보통 인쇄에 문제가 있으면... 내가 데이터를 잘못 만진 문제다... 인쇄소 문제라고 우길 수 없는... 

이번 책의 표지는 레자크지로 골랐고, 비단 느낌의 표지를 만들었다. 나름 만족하고 있고, 나중엔 후가공을 더하면 좋을 것 같다. 2쇄는 얼마 만에 찍을 수 있을까? 빨리 찍었으면 하면서도 조금 여유가 있으면 살짝 수정해서 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쇄를 시작하면, 표지를 먼저 뽑아낸다. 초록색을 맞추면서 파란색 조정을 했다. CMYK 4가지 색을 각각 찍으면서 색을 맞추기 때문에 감리를 볼 때 되도록 수정하지 않는 게 좋다. 그런데 이번엔 좀... 2번 정도 색 조정을 했다. 디지털 데이터가 확실하면 수정하지 않아도 될 텐데! 얼른 익숙해졌으면 좋겠다. 아니면 담엔 표지 초록색을 펜톤으로 정해와도 좋겠다. 비싸지겠지만.

표지를 다 뽑고 나면 내지 감리에 들어간다. 아래 보이는 판은 C에 해당하는 cyan 판이다. 이런 판이 cmyk 기계 부분에 다 들어가는 것이고, 종이는 인쇄기계를 따라 쭉 이동하며 인쇄가 되는 형태이다. 옵셋인쇄<<

위는 cyan, 아래는 k에 해당하는 key검은색!

내지는 이렇게 뽑아보는데 큰 종이에 여러 면이 인쇄되기 때문에 모든 페이지의 색을 맞추는 게 아니고 전체적인 색감을 보는 게 감리다. 인쇄소가 어두워서 사진이 어둡게 나왔다. 잘 찍어 둘 거 아쉽다. 아래 내지에선 빨간색을 맞추면서 색 조정을 했다. freetone 팔레트를 남발하면서 쓰고 색에서 팬톤칼러 지정을 빼는 둥 이상한 짓을 하는 바람에 색감이 좀 아쉬운 감이 있다. (내 잘못이다 이거임...) 옛날에 대학생 때 마시면서 배우는 신나는 게임? 술게임하면서 걸리면 술 먹고 그러면서 배우는 거라고. 얼굴과 이름이 기억 안나는 선배의 말이 떠온다. 그렇다. 하하

02. 책 인쇄 후 할 일(리워드 및 상세 페이지 제작)

책을 만들면 다 끝인 줄 알았던 과거의 나에게... 그건 참 몰라서 편했던 거란다. ㅋㅋㅋㅋ 책을 만들고 나면 이제 자양강장제와 건강기능약을 먹고 만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정신 차리고 앉아서 유통사에 등록할 상세페이지와 북카드 그리고 SNS에 올릴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서평단을 모집하기 위한 이미지도 만들고, 필요하다면 공지로 올릴 때 쓸 이미지도 제작해야 한다. 도서를 만들면서 너무 같은 이미지를 만들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기에. 새로운 이미지는 필수인 것이다.

엽서는 내지에 들어간 5 묘의 프로필과 같은 모양이다. 5묘의 색감이 마음에 든다. 엽서의 쨍함을 잘 표현해 줄 종이는 과연 무엇일까? 2쇄를 위해 미리 고민해 보아야겠다.

03. 실물 영접

책이 나오고 펀딩 후원자들에게 제일 먼저 책을 보냈다. 47개의 택배상자를 준비하면서 여분의 상자를 더 준비했다. 

이번 책은 어린이 도서로 아이들의 상상력과 집중력을 모아주는 책이다. 그래서 나는 내 책 20권을 서울에 있는 고아원에 보내기로 했다. 고양이의 만행 오프라인 행사를 하면서 만든 문구류들과 함께 책을 포장했다. 아이들이 싸우지 않도록 2권씩 넣었는데, 즐겨줬으면 좋겠다. 바쁘게 살면서도 너무 일에만 집중하지 않으려고, 집 주변에 고아원 봉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마침 도서가 출간되면서 여유도 생겼고, 온라인으로 처리할 일과 가끔 서점 미팅 그리고 출장이 있지만. 그 틈엔 시간이 난다. 

고아원 리스트를 뽑고 아동현황을 살펴보니,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시설에 있었다. 신생아부터 고등학생까지. 50명은 거뜬하게 넘는 아이들. 모든 아이들에게 하나씩 뭔가를 주기는 어렵고, 공부할 때 쓸 메모패드와 스티커 그리고 볼펜, 스마트톡 등을 같이 보내기로 했다. 책 출간 전에 이 신간 도서를 만날 수 있는 건 텀블벅 후원자와 시설 아이들뿐이다. 아이들이 이걸 알아줄지는 모르겠지만, 몰라줘도 괜찮다. 어릴 적 월리를 찾아라 책에 푹 빠져서 긴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다. 아이들도 그런 시간을 이 책과 함께 하길 바란다.

포장을 다하고 다음날... 교보문고 본사로 미팅을 갔다. 얼마나 두근거리던지 하하

매번 미팅은 너무 두근거린다. 담당 MD분이 첫 책이세요?라고 물었다. 아니요... 세 번째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 번째도 많은 숫자는 아닌데, 엄청 삐걱거리면서도 말은 다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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