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아하는 영화 리스트 Top 3.
1. 해리포터
2. 냉정과 열정사이
3. 말할 수 없는 비밀
뭔가 문제를 끊임없이 해결해가는 해리포터 이야기는 학생때부턴 내내 내게 용기를 주었던 영화였다. 현재도 문제가 해결이 안될 땐 가끔씩 돌려보곤 한다. 그리고 냉정과 열정사이는 영화로 먼저 접했고, 지금은 책으로 다시 만나고 있다.
얼마 전 재밌게 보았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의 남자 주인공 시각을 트지 히토나리가 썼다. 최근작과 예전작을 연달아 읽어보니, 이 아저씨 나이가 좀 드셨구나~ 생각이 들었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서술 방식이 좀더 젊고, 열정적이고 강렬하다고 해야 할까? 아직 책의 3분의 1을 읽은 시점에서 보자면 그렇다. 젊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되기도 한다. 7년 전 쯤? 내가 25살쯤엔 돈 없이 스페인, 영국에서 머물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썼던 글이나 그림을 보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색감으로 그림을 그렸고, 글에서도 강한 느낌이 난다. 지금은 그런 강한 표현보단 조금 둘러서 지켜보고, 관찰하려는 태도를 보이는데 하하. 아마 츠지 히토나리 작가도 그런게 아닐까 싶다.
한 여자를 사랑했었고, 그 전 사랑을 잊지 못했다. 현재 만나는 메미는 아오이와 다른 점이 많았다. 메미를 안고 있어도 아오이에 대한 생각이 났고, 그녀를 떠올리며 메미와 사랑을 하기 보단 아오이를 여전히 그리워하며 메미를 사랑하는 준세이의 모습이 그려져있었다. 준세이가 메미를 만나는 동안 아오이를 만나거나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털어 놓지 않고, 속으로 다른이를 품으며 '나'를 만난다면? 그리고 내가 그것을 알아버렸다면, 준세이를 사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세이의 속마음이 필터 없이 표현된 소설을 읽어가며, 왜일까? 그의 순수하고 이기적인 사랑법을 이해하면서도 내 사랑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내 사랑이 나를 아오이처럼 잊지 못하는 그런 절절함과 순수함으로 사랑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참... 이건 또 무슨 바램이람.
껍데기 만들기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그 사람을 껍데기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쥰세이는 메미를 사랑하지 않았다. 너무나도 잔인하게도 오랜 시간 옛연인인 아오이를 잊지 못해 껍데기와 사랑을 나누고 시간을 보낸 쥰세이. 참 ㄱㅅㄲ 인데... 냉정과 열정 사이_Rosso의 여자 주인공 아오이편을 읽으면... 둘다 ㄱㅅㄲ들이다. 20대 처음으로 영화로 접한 [냉정과 열정 사이]는 그 당시엔 이 두 주인공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내내 맴돌았고, 나도 저렇게 잊혀지거나 대체될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30대가 되어 같은 이야기를 접하니 생각이 많이 다르다. 와... 어떻게 인간관계를 저렇게 선을 딱 정해두고 오지마 아무도! 사랑을 나누는 껍데기 '너' 혹은 '당신'조차 그가 정한 선 안엔 발을 들일 수 없다. 이건 아오이도 마찬가지. 딱 둘이 만나서 서로를 파괴하고 치유하고 끝내 서로의 안식처가 되었으면 좋을 것을... 그 사이에 낀 메미와 마빈이 너무 불쌍했다.
하지만 작가들의 미친 캐미와 군더더기 없는 글에 소설은 단숨에 읽어버리고 말았지. 재미는 있는데 은은한 분노가 끓어버리는? 그런 느낌으로 소설을 완독했다.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밖에 없는 마음과 말로 다 말해도 알 수 없는 마음. 설명하긴 어렵지만, 누구나 그 상황안에 있으면 알 수 밖에 없는 그런 것들을 소재로 쓰인 소설이었다. 작가들이 젊은 시절 썼고, 지금과는 다른 느낌이라 더욱 재밌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주인공들과 같은 사람이 근처에 있다면... 너무 피곤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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