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하고, 일상 생활이 불가할 정도의 입덧을 하면서 삶의 질이 바닥으로 추락했었다. 못먹기만 하면 그나마 나았을 것이다. 원래 체중이 있었어서 아기가 크는데 아무 무리가 없었을테니, 그런데 이런 토덧이라니 하루 평균 3번 토를 하니 진짜 살맛이 안났었다. 그림 작업은 당연히 중단. 앉아서 하는 일이라곤 화장실에 욕실 의자 펴두고 침을 토하거나 변기 안고 토하기가 일상이었다. 임신하고 먹고 싶은 것이 마구 떠오른다는 말은 거짓이겠구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11월 말까지, 딱 그랬었다. 12월 초 중순이 되니 토하는 횟수가 줄었고, 지금은 침덧만 남아있다. 그림 작업도 멈추고 시간을 떼우려고, 뭐라도 하려고 시작한게 외국어공부태교였다. 입덧하기 전 강남 파고다로 현장강의를 듣다고 토덧이 오면서 인강으로 전환했다.
입덧이 심하니, 살도 빠지고 얼굴이 헬쓱해졌다. 몸도 축 늘어지고, 잠이 쏟아졌다. 요리는 엄두도 못냈고, 어딜 나가자니 사람들의 화장품 냄새가 토를 불러 일트켰다. 길거리에 누군가의 침, 쓰레기를 보아도 토를 했었으니... 내 인생에 가장 힘든 시간으로 뽑힐 입덧의 시간. 그때 나는 하루종일 드라마를 켜두어도, 그냥 뱃속에 아기가 크는 것이 나의 존재의 이유라고 생각하며 아무것도 안했더랬다. 진짜 아무것도 못했으니까. 그때 시작한 일본어 공부. 종이에 히라가나를 쓰고 30분 내외의 인강을 하루 1강씩 듣는 것을 시작으로 사람다운 삶을 찾아갔다. 허리가 안 좋아서 시작한 운동도 가기 싫어도 나갔다. 헬스장으로 가는 길에 몇번이나 토하고, 침 뱉고 가는 길이 짧았지만 그렇게 도전적일 수 없었던 헬스장으로 오고가는 길. 이젠 다 추억이 되었다.
감기 유행병이 생기면서 헬스장은 그만 가고 홈트를 하고 있다. 허리와 허벅지 위주의 운동을 하고 있고, 매일 아침먹고 일본어와 영어 공부를 시작으로 하루를 연다. 지금 이 글은 일본어 강의를 틀다가 너어어어무 하기 싫어서 쓰고 있다. 120일동안 하루도 빼먹지 않고 인강을 들어야 하는 환급코스라 오늘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지. 그래도 하기 싫은 나를 토닥이기 위해 잠시 딴 짓을 하는 중이다.
돌아보니, 지옥같은 입덧시기가 끝나고 이젠 그림 작업도 무리 없는 황금시기가 되었구나 싶다. 아기는 잘 크고 있고, 태동도 쾅쾅 아주 엄마 배를 북처럼 치고 있다. 처음엔 무척 놀랬는데 이제는 응 그래그래 하면서 내 할일을 한다. 요리도 할 수 있게되었다. 아직 이스트 냄새는 무서워서 베이킹은 쉬고 있는데, 참기름이나 들기름류의 냄새도 괜찮아졌다. 참치액은 좀 힘들긴 하지만, 나물무침과 대부분의 음식 요리는 문제 없는 수준!
임신 기간 내내 입덧을 하면 어떻하지? 이런 고민을 정말 오래했는데, 어차피 먹고 다 토하는데 먹고 토하지 않는걸 찾아볼까? 하고 실험해본 것의 성과일까? 토하지 않는 음식을 찾아가면서 입덧이 잠잠해졌다. 참크래커, 에이스, 우유...물. 이 정도... 흑 고생했다ㅠ
여튼! 지금은 51일째 공부 태교를 이어오고 있다. 120일까지 화이팅! 강의 환급 받으면 그 돈으로 일본 여행갈 때 포켓몬카드 혹은 가방을 사야지. 오늘도 하기 싫은 일과가 있지만, 그래도 해야 하니까 힘내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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