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부터 밀리터리룩을 사랑한 털보가 독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야영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한단다.
나 역시 자연 속의 와일드함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밝지 않은 누런색 책 [숲으로 간 루푸스]을 집었다. 책을 펼치기 전까진 이 책을 구입할 생각은 없었는데, 첫 장을 넘기자 나를 반겨준 야생동물 수채화 그림이 내 지갑을 열었다.
루푸스는 도시에 살고 있다. 모두가 외모를 열심히 꾸밀 때, 루푸스는 숲을 닮은 스타일로 수염을 길렀다. 코아래로 하관을 수염으로 다 가려버려서 루푸스의 표정 변화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루푸스의 하관 변화를 보지 않아도 그의 심경 변화은 파악하기 어렵지 않았다.
루푸스는 도시에 산다. 그의 방은 숲의 견본을 채집한 것처럼 꾸며져 있고, 자연에 잠시 머물고 떠나기 위해 필요한 물건을 준비한다. 새로운 수통을 준비하고 숲으로 떠난 루푸스.
책을 넘기며 그의 소지품이나 가지고 있는 아이템 혹은 숲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 레시피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약간… What’s in my bag? 컨셉의 한 장면을 보는 느낌이랄까? 털보 청년의 가방에서 나온 물건들이 너무 털보 청년스러워서 자세히 보게 된다고 해야 할까?
이 책은 도시에서 읽기에 참 좋은 책이다. 도시만큼 색채가 다양한 곳도 없을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모두 빨주노초파남보를 볼 수 있는 이 곳에서 계절에 따라 주변이 초록 노랑 빨강 백색으로 변하는 자연을 그리워 한다면. 그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사천에 사는 친구에게 선물했다.
(너무 내 취향인가 싶기도 하면서 언제든 친구가 원할 때 자연으로 잠시 여행 다녀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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